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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잘 오는 음악은 없다"...가사 없는 연주곡 들으면 더 못 잔다

긴장을 풀고 푹 자기 위해 잠자기 전 노래를 듣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자기 전 듣는 음악이 오히려 숙면을 방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귀벌레(earworm)' 현상 때문이다.귀에 벌레가 있는 것처럼, 자신의 의지로도 어쩔 수 없이 '암욜맨'과 '링딩동'이 계속 떠오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어떤 노래를 들은 후 그 노래가 계속 귓가에 맴도는 것을 귀벌레 현상이라 한다.

image미국 베일러대학교 심리학 및 신경과학 연구진은 수면과 귀벌레 현상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20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실험을 진행했다.먼저 모든 참가자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해, 수면의 질과 음악 감상 습관 및 귀벌레 현상을 겪는 빈도를 물었다. 참가자들은 잠들려고 할 때, 한밤중에 깰 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얼마나 귀벌레 현상을 경험하는지 등에 대해 답했다.이후 연구진은 참가자 50명을 베일러대학의 수면 신경과학 인지 실험실로 불러 귀벌레 현상이 수면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다. 참가자들은 자는 동안 뇌파, 호흡, 안구운동, 근육의 움직임, 심전도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수면다원검사를 받았다.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잠들기 전, 따라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노래를 틀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shake it off', 칼리 레이 젭슨의 'call me maybe', 저니의 'don't stop believin'을 원곡 또는 가사를 없앤 연주 버전을 무작위로 들려준 것.참가자들의 뇌파와 설문 응답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잠자기 전 음악을 많이 들을수록 더 못 잘 뿐만 아니라 귀벌레 현상이 더 심해진다는 것이 드러났다. 귀벌레에 걸린 사람들은 잠들기가 더 어려웠고, 밤에 더 많이 깼으며, 잠을 자더라도 얕은 수면일 때가 많았다.또, 일주일에 1번 이상 정기적으로 밤에 귀벌레를 경험하는 사람은 귀벌레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수면의 질이 6배까지 떨어졌다.연구를 이끈 michael scullin 부교수는 "정말 놀랍게도, 가사가 있는 곡보다 악기만으로 연주되는 기악곡을 들을 때, 귀벌레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2배 높았다. 이는 수면의 질이 낮아질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이어 "가사가 있는 곡보다 연주곡이 휴식을 취할 때 더 적합하다는 통념과 대비된 결과다. 사실, 우리 뇌는 잠을 자는 동안에도, 음악을 안 들은 지 몇 시간이 지났어도, 음악을 계속 처리한다"고 말했다.귀벌레 현상은 보통 깨어있을 때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연구로 인해 잠들려고 할 때와 잠에서 깨어난 직후에도 일어날 수 있음이 확인됐다.michael scullin는 귀벌레 현상으로 괴롭다면, 평소 음악을 적당히 들으며 귀를 쉬게 하고, 특히 잠자기 직전에 음악 듣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이번 연구는 심리학 학술지 psychological science에 게재되고, dailymail 등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