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복막암은 인구 10만 명당 0.9명꼴로 발생하는 흔하지는 않은 암이다. 복강을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 조직인 복막에 발생되는 복막암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복막 자체에 발생하는 암을 원발성 복막암이라고 부른다. 원발성 복막암은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받으면 생존율이 약 70~80%에 달하지만 초기에 증상이 없어 발견이 어렵다. 또 다른 종류의 복막암은 이미 다른 장기에서 진행된 암이 복막암에 전이가 되는 경우인데, 이 경우 생존기간이 5~6개월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소하지만 치명적인 복막암, 외과 전문의 김강석 원장과 복막암에 대한 대표적인 궁금증을 q&a로 풀어보았다.
q. 암을 구분하는 기준이 종양 위치인가요?모든 암의 치료 목표는 암세포의 완전한 제거입니다. 완치를 위해서는 폐암, 위암, 난소암, 복막암 등 암의 종류와 상관 없이 암을 제거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 대표적인 방법으로 수술, 항암, 방사선 이 세 가지 치료가 표준 치료로 정해져 있습니다. 모든 암은 이 3가지 방법이 대표적인 치료법이고 언뜻 생각하기에는 '그럼 암 치료가 다 비슷한 거 아닌가'라는 궁금증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암을 구별할 때 증상이나 치료법으로 구분하지는 않습니다. 암세포가 어디서 유래했는가를 근거로 구분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입니다. 폐에서 암세포가 보인다고 해도 무조건 폐암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그 암세포의 유래가 대장암이라면 대장암의 폐전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습니다. 난소 세포에서 유래한 암은 난소암, 췌장세포에서 유래한 암은 췌장암이라고 부르며 췌장암이 복막으로 전이되었을 때 원발성 복막암이라고 부르지 않고 췌장암의 복막 전이가 있다고 기술합니다.
q. 난소암과 복막암은 증상, 진단, 치료방법도 유사한 것 같은데 왜 둘을 구분하는 건가요?말씀하신 대로 증상, 진단, 치료법 모두 유사합니다. 왜냐하면 암으로 인한 증상은 보통 발병하는 위치에 따라 나타나게 되는데 복막암과 난소암 모두 복강 안에서 발생하는 암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복부 통증이나 복부 팽만 등의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복수도 동반될 수 있습니다. 다만 난소암의 경우 골반에 종양 덩어리가 보인다거나 생리와 연관된 증상 또는 골반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암 진단을 위해 ct를 많이 이용하는데 난소암과 복막암은 ct 만으로 정확한 진단과 병기를 알아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특히 복막은 복부 장기를 둘러싸고 넓게 연결되어 있는 막으로 된 구조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합니다. 따라서 임상적으로 난소암이나 복막암이 의심되면 시험적 개복수술을 하는 것이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개복한 후 수술이 가능한지 판별할 수 있는데 복막암의 경우 수술로 제거가 어려운 경우가 빈번합니다.
q. 복막암 치료법으로 온열 항암화학 치료법을 이용한다고 하던데 왜 온열을 하는 건가요? 열을 가한다고 질이나 방광, 자궁에 있는 암세포가 영향을 받나요?정확한 명칭은 고주파 온열암 치료입니다. 뜨거운 기계를 피부에 갖다 대서 열을 가하는 건 아니고 전극 사이로 13.56mhz의 고주파를 발생시켜 암세포가 위치하고 있는 심부에서 진동 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바뀌는 원리입니다. 이렇게 42~43℃까지의 열을 가하면 열을 빨리 배출할 수 없는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가열이 되고 암세포는 손상을 입게 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고주파 온열암 치료와 항암,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 항암제에 대한 내성을 낮추고, 방사선 치료가 극대화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 부작용이 거의 없기 때문에 최근 들어 고주파 온열암 치료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q. 암 환자들은 코로나 백신을 맞아도 되나요?암 환자는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코로나 백신을 접종해야 합니다. 암 환자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중증으로 이행될 가능성이 높고 합병증도 더 많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항암치료 중이거나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담당 주치의와 상의해서 접종 시기를 조절할 필요성은 있습니다.글 = 김강석 원장 (외과 전문의)